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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트라우마 본문
30대 되고 나서 헤어지니 주변에서 이유를 자주 묻는 것 같다. 연애를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20대 때랑은 뭔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20대는 자유롭게 만나다가 헤어지는 반면에, 30대는 아마 이제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할 텐데 헤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이유겠거니 해서 궁금증이 큰 듯하다. 고등학교 친구도, 대학교 친구도, 전 직장 동료도, 아직 많이 친하지 않은 현 직장 옆팀의 동료들도 모두 묻는다. 지금까지도! 오늘도 질문이 들어와 회고한다.
이 질문이 들어오면 나는 한 문장으로 답변한다. '전남친과 연락하는 사람이었어요.'라고. 이런 답변이면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다들 위로해 주고 이야기는 곧바로 새로운 주제로 넘어간다.
문제는 이 일련의 연애 과정들이 질문을 들을때마다 트라우마로 트리거되는 후유증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사실 어느 새부턴가 이상한 싸함을 느끼긴 했었지만, 말 그대로 '정뚝떨'이 되었던, 정확하게 모든 게 역겨워지기 시작한 시점이 있었다. 나를 씹어가며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보이는 그 욕심은 그냥 각자 살 길 찾는 게 낫지 않을까, 굳이 함께 할 필요 없이 나 혼자 사는 게 훨씬 편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안타까운 점은, 나에게 모든 과정이 후폭풍으로 남아 사람에 대한 불신이 지나친 일반화가 되어버렸다는 것.
그래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새로운 사람은 가급적이면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회사에 있는 동아리 활동도 그닥, 소개팅도 그닥. 다시는 동일한 고통을 겪고 싶지 않은 본능적인 안전 전략인 것일까. 집에서 한자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게 심리적인 안정이 된다. 신뢰를 크게 주어도 돌아오는 것은 강한 배반이었던지라, 노력의 헛됨만을 깨달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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